축복(祝福)은 ‘베네딕시오 benedictio'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좋은 말’이라는 뜻이지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좋은 말’을 하시는 것은 칭찬이
고 우리가 하느님께 ‘좋은 말’을 해 드리면 칭송이라는 뜻입니다.
이처럼 축복이라는 말에는 두 가지 뜻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끊임없이 내려지는 하느님의 축복에
우리의 끊임없는 찬미로 응답하는 일이 곧 ‘축복’인 것이지요.
인간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뜻은 오로지 축복입니다. 때문에 세상을 축복 속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 지금도 끊임없이 우리를 축복하고 계십니다.
흔히 축원(祝願)과 축복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둘은 현저히 구별됩니다.
축원은 일반 신자도 가능하지만 축복은 주님의 대리자인 성직자들에 의해서만 이
루어지는 성사이거나 적어도 준성사이기 때문입니다.
사제가 축복하는 대상은 사람과 사물 모두를 포괄하는데요,
사람에게 축복을 하는 경우에는 동정녀들, 수도 서원 예식, 독서직, 시종직, 교리교
사 등이 있습니다.
물건의 경우에는 성당과 제대, 성유와 제구, 제의, 종, 십자고상, 묵주, 패, 메달 등
이 포함됩니다. 아울러 집, 차, 배 등도 축복의 대상입니다.
예전에는 십자고상, 묵주, 패, 메달 등을 축복할 때에 ‘방사(放赦)’라는 표현을 사용
했는데 이는 ‘은혜를 베풀다’ ‘은사를 방출하다’라는 뜻으로 영신적인 이익을 위해
특별히 다른 것과 구별한다는 의미입니다.
축복의 방법은 사제가 손을 펼치는 동작이나 안수로써 이루어지며 혹은 단순히 십
자 표시를 하거나 성수를 뿌리고 분향하는 행위 등으로도 가능합니다.
한 마디로축복이란 사제가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사람이나 사물에게 복을 내려 주시
기를 청하는 행위입니다.
축복이 갖는 넓은 의미에 비해서 축성은 한정된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습니다.
축성이란 사람이나 전례 중에 사용할 사물들을 하느님께 봉헌하고 그 사람과 물
건들이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데 사용되도록 주님의 은총과 도움을 청하는 거룩한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축성을 함으로써 이제부터 속물(俗物)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께 속한 성물(聖物)로
변화되어 영원히 하느님을 위해서만 쓰여야 한다는 사실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성물은 이를 이용하는 이에게 대사(大赦)를 얻게 하며 신앙생활의 성화를 돕는 도
구이기에 돈으로 사고 팔 수 없는 특별한 물건이 되며, 세례로 축성 받은 사람은 그
리스도인이라는 특별한 존재로 격상되는 것이지요.
축성된 사물이나 사람에게는 하느님의 것이라는 하느님의 도장이 ‘탁’ 찍히게 되는
것으로 이해해도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성물은 기도를 위해서만 사용되는 도구입니다.
축성 받은 성물들이 소중히 다루어지며 잘 간직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렇지만 잃었을 경우 죄의식까지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성물로 멋을 부리
고 이 모양 저 모양에 끌려 수집하려는 집착, 장식품처럼 진열하고 구경만 하는 일
이 훨신 버릇없고 막된모습이지요. 이런 행위야말로 하느님의 것을 모독하는 것임
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축성이란 사제의 축복을 통하여 속된 것으로부터 분리된 것을 의미하기에
좁은 의미에서 하느님을 위해서 사용되지 않는 자동차나 집, 사무실을 ‘축성 한
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그릇됩니다. 이제 축복이라는 용어로 고쳐 사용하도록 하십
시오.
하느님께서 주신 사물이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사용되기를 청하는 행위가 ‘축복’입니
다. 이 마음으로 청하는 축복 행위는 결코 미신이 아니라 청원기도라는 사실을 말
씀드립니다. ♠
장재봉 신부 (부산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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