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믿음으로^^

[스크랩] 2011년 4월 13일 사순 제5주간 수요일

by 안나 무지개 2011. 4. 22.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4월 13일 사순 제5주간 수요일

제1독서 다니엘 3,14-20.91-92.95

그 무렵 14 네부카드네자르가 물었다. “사드락, 메삭, 아벳 느고! 너희가 나의 신들을 섬기지도 않고 또 내가 세운 금 상에 절하지도 않는다니, 그것이 사실이냐? 15 이제라도 뿔 나팔, 피리, 비파, 삼각금, 수금, 풍적 등 모든 악기 소리가 날 때에 너희가 엎드려, 내가 만든 상에 절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곧바로 타오르는 불가마 속으로 던져질 것이다. 그러면 어느 신이 너희를 내 손에서 구해 낼 수 있겠느냐?”
16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 느고가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에게 대답하였다. “이 일을 두고 저희는 임금님께 응답할 필요가 없습니다. 17 임금님, 저희가 섬기는 하느님께서 저희를 구해 내실 수 있다면, 그분께서는 타오르는 불가마와 임금님의 손에서 저희를 구해 내실 것입니다. 18 임금님,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저희는 임금님의 신들을 섬기지도 않고, 임금님께서 세우신 금 상에 절하지도 않을 터이니 그리 아시기 바랍니다.”
19 그러자 네부카드네자르는 노기로 가득 찼다. 그리고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 느고를 보며 얼굴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가마를 여느 때에 달구는 것보다 일곱 배나 더 달구라고 분부하였다. 20 또 군사들 가운데에서 힘센 장정 몇 사람에게,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 느고를 묶어 타오르는 불가마 속으로 던지라고 분부하였다.
91 그때에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이 깜짝 놀라 급히 일어서서 자문관들에게 물었다. “우리가 묶어서 불 속으로 던진 사람은 세 명이 아니더냐?” 그들이 “그렇습니다, 임금님.” 하고 대답하자, 92 임금이 말을 이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네 사람이 결박이 풀렸을 뿐만 아니라, 다친 곳 하나 없이 불 속을 거닐고 있다. 그리고 넷째 사람의 모습은 신의 아들 같구나.”
95 네부카드네자르가 말하였다.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 느고의 하느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 그분께서는 당신의 천사를 보내시어, 자기들의 하느님을 신뢰하여 몸을 바치면서까지 임금의 명령을 어기고, 자기들의 하느님 말고는 다른 어떠한 신도 섬기거나 절하지 않은 당신의 종들을 구해 내셨다.”


복음 요한 8,31-42

그때에 31 예수님께서 당신을 믿는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내 말 안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 32 그러면 너희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33 그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우리는 아브라함의 후손으로서 아무에게도 종노릇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어찌 ‘너희가 자유롭게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십니까?”
34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죄를 짓는 자는 누구나 죄의 종이다. 35 종은 언제까지나 집에 머무르지 못하지만, 아들은 언제까지나 집에 머무른다. 36 그러므로 아들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면 너희는 정녕 자유롭게 될 것이다. 37 나는 너희가 아브라함의 후손임을 알고 있다. 그런데 너희는 나를 죽이려고 한다. 내 말이 너희 안에 있을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38 나는 내 아버지에게서 본 것을 이야기하고, 너희는 너희 아비에게서 들은 것을 실천한다.”
39 그들이 “우리 조상은 아브라함이오.” 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면 아브라함이 한 일을 따라 해야 할 것이다. 40 그런데 너희는 지금, 하느님에게서 들은 진리를 너희에게 이야기해 준 사람인 나를 죽이려고 한다. 아브라함은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 41 그러니 너희는 너희 아비가 한 일을 따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우리는 사생아가 아니오. 우리 아버지는 오직 한 분, 하느님이시오.”
4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하느님께서 너희 아버지시라면 너희가 나를 사랑할 것이다. 내가 하느님에게서 나와 여기에 와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나 스스로 온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나를 보내신 것이다.”



코미디언 고 배삼룡 선생님에 대한 에피소드는 상당히 많다고 하는데요. 그중에서도 후배 조금산씨의 결혼식 주례에서 했던 주례사는 무척이나 유명합니다. 사람들은 코미디언으로 너무나 유명한 배삼룡 선생님이기에 어떤 주례사를 하실까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지요. 선생님께서는 먼저 조금산씨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금산이……. 내가 무슨 말 하려는지 알지?”

이 말씀에 조금산씨는 “네.”라고 대답을 했지요. 그러자 배삼룡 선생님께서는 곧바로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밖으로 나가셨다고 합니다.

“그럼 그렇게 살어. 주례사 끝.”

왜 이렇게 말씀하셨을까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즉, 서로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 주례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데, 이는 말하지 않아도 당연히 잘 아는 사실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짧고 굵게 ‘그렇게 살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모두 ‘서로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힘든 것이 또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하긴 어떤 책에서 이러한 내용의 글을 보았던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것은 사랑에 빠지는 것으로 사랑에 빠지는 데는 1초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사랑했다는 이유 때문에 평생을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알면서도 지키기 힘든 것. 바로 사랑입니다. 그래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가장 존경을 받는 것이 아닐까요? 단적인 예로 ‘울지마 툰즈’의 주인공 고 이태석 신부님을 떠올려 보십시오. 의사로서 미래가 보장된 상태에서 신학교를 지원해서 신부님이 되었습니다. 또한 편한 사목생활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아프리카를 지원해서 그곳에서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이 세상의 부귀영화와는 전혀 상관없는 삶이지요. 그렇다면 이 삶을 실패한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가장 큰 사랑을 실천했기에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삶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당신의 말 안에 머무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야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고 하시지요. 당신 말 안에 머문다는 것은 세상의 온갖 부귀영화를 탐내며 살아가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당신께서 말씀하시고 몸으로 실천하셨던 사랑을 우리 역시 서로 사랑하며 살라는 다른 말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만이 주님의 참된 제자가 되어, 진정한 성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알면서도 잘 지키지 못하는 사랑. 특히 내 주위에서 어렵고 힘들어하는 이웃을 위해서 어떤 사랑을 했었는지를 반성하는 사순시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칼릴 지브란).



성직자 신분증




올 초 교구로부터 하나의 신분증을 받게 되었습니다. ‘성직자 신분증’이라는 것이었지요. 많은 신부님들께서 이 신분증이 뭐가 필요하냐고 반문하십니다. 인천교구 내에서 생활하는데 있어 이 신분증 없어도 전혀 불편함이 없으니까요. 또한 신분증 가지고 있지 않다고 미사 할 수 없다고 하는 사람도 없고요. 저도 살짝 그런 생각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지난달에 있었던 성지순례 중에 성직자 신분증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오스트리아의 멜크 수도원에 갔습니다. 그런데 입장료를 받는 직원이 혹시 일행 중에 신부님이 계시냐고 묻습니다. 그리고 신부를 확인할 수 있는 증명서가 있으면 신부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여행을 다닐 때, 지갑이 두꺼워져서 사용하지 않는 카드는 다 빼 놓습니다. 그런데 이 신분증이 저의 주민등록증 바로 뒤에 잘 끼워져 있는 것이 아닙니까? 그래서 공짜로 입장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미사를 할 때에도 이 신분증이 있으면 훨씬 수월하다고 하더군요.

별 필요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필요 없다고 무시했던 것들이 주변에 참으로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결코 필요하지 않은 것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내가 모를 뿐이지요.


출처 :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글쓴이 : 빠다킹 원글보기
메모 :